[뉴스레터 2호]진화의 흐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다_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유현 님 인터뷰 작성일 26-09-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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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흐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다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유현 님 인터뷰
“생태계 보전은 과거를 지키는 일인가, 변화하는 생명에 발맞추는 일인가?”
2026년 9월 2일, 서울대학교 그랜드퀘스트 서포터즈는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유현 님(농업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공학부)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석사과정에서 곤충을 연구하고 있는 유현 님은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특정 생명체를 무조건적인 제거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릴 적부터 곤충을 가까이하며 시작된 생명에 대한 관심은, 생명체와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오래 관찰하는 태도로 이어졌습니다. 인간의 안전과 생활을 우선하되, 자연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조화로운 공존의 방식을 찾고 싶다는 유현 님에게 질문의 시작과 탐구의 방향, 그리고 일상의 생각을 그랜드퀘스트로 구체화하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서포터즈: 수상작의 질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세요.
유현: 동적인 자연의 생동성을 보존하자는 질문입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변화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체들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흐름을 이해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피해를 줄이며 공존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을 처음 떠올린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유현: 진화나 생물을 배우면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이 번성한다고 배웠습니다.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이고, 인간의 활동은 생명체의 진화와 분포에 큰 영향을 줍니다. 무역 경로를 따라 작은 곤충들이 빠르게 퍼지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굉장히 영리하게 환경을 이용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곧바로 해충이나 외래 해충으로 규정해 막으려 합니다. 생태계의 흐름을 잘 이용했을 뿐인 생명체를 그렇게만 바라보는 것이 맞을까 생각하면서 이 질문을 떠올렸습니다.
서포터즈: 곤충을 연구하게 된 계기와 이 질문이 전공·관심사와 연결되는 지점이 궁금합니다.
유현: 어렸을 때 제주도에 살면서 풀밭을 뛰어다니고 방아깨비, 개미, 무당벌레 같은 곤충을 좋아했습니다. 자연과 가까이 지낸 경험이 관심으로 이어졌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지금도 곤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작년에 러브버그 방제팀을 만들었지만 올해는 러브버그가 많이 없어서 방제팀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을 보았는데요. 이런 일을 보며 단기적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대비책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서포터즈: 문제의식을 공모전의 질문으로 발전시킬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유현: 처음에는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고 번성하는 생물의 흐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사람이 읽었을 때 불편하거나, 인간이 생명체가 주는 피해를 모두 감당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도 자연의 흐름을 이루는 한 구성원이라는 점, 그리고 서로에게 피해가 적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질문에 더 잘 담으려 했습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을 실제로 탐구하려면 어떤 연구 방법이나 학문 간 협력이 필요할까요?
유현: 외래종과 다양한 해충의 문제는 국경을 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 간 연구와 정보 공유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지, 실제로 유입됐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나라가 함께 관찰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사례를 충분히 축적하고 협력해 대응한다면 조금씩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포터즈: 질문을 탐구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할 지점은 무엇일까요?
유현: 사람의 활동으로 생긴 현상이니 사람이 모든 피해를 감내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사람의 안전과 생활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전제로 생태계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뜻입니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관찰하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줄이면서 생태계 역시 지킬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그렇다면 인간은 자연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유현: 인간이 자연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들이 특정 기능을 특화해 생존했다면, 인간은 여러 능력과 유연한 대처로 살아남아 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억지로 고정시키려 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무너지지 않는 유연한 벽을 만드는 것이 인간의 역할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관찰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관찰하는 데 필요한 태도는 무엇인가요?
유현: 억지로 관찰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관찰은 애정에서 시작됩니다. 애정이 있으니 더 알고 싶고, 무엇이 일어나는지 파악하려고 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과 그곳의 생명체에 애정을 가져보는 것이 자연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이 서울대학교 그랜드퀘스트의 취지와 연결된다고 느끼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유현: 인간이 자연에서 어떤 위치를 가져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는 정해진 지침도, 인간만을 위한 이상적인 답도 없습니다. 그래서 쉽게 구체화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속 답을 찾아가며 조금씩 형태를 잡아 간다면, 사람들이 자연과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미래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질문이 SNU 그랜드퀘스트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공모전 수상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유현: 아이스크림 차에 붙어있던 QR코드를 찍어 짧게 써서 낸 것이었는데, 예상하지 못하게 수상했습니다. 수상 메일을 받았을 때도 큰 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상금이 입금된 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얼떨떨하면서도 기뻤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SNU 그랜드퀘스트 관련 행사에도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서포터즈: 다른 학생들이 자신만의 그랜드퀘스트를 찾으려면 어떤 시도를 해보면 좋을까요?
유현: 사람마다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관심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계속 관찰하다 보면 막연한 생각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생각을 글로 써서 냈을 뿐입니다. 이미 마음속에 있는 문제의식을 한 번 구체화해 보는 시도가 자신만의 그랜드퀘스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