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세계에는 두 가지 형태의 연구가 공존합니다.
하나는 이미 제기된 문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검증된 방법론으로 답을 도출하는 연구이며,
다른 하나는 아직 누구도 던지지 않은 질문을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그 해법을 향해 탐험하는 연구입니다.
두 형태 모두 학문의 발전을 이끄는 필수적인 동력입니다. 다만, 지식의 경계 자체를 새롭게 그리고 학문의 지형을 바꾸기 위해서는 도전적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는 연구가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도의 자격은 실행의 속도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미 나 있는 길을 빠르게 따라가는 능력과, 아직 길이 없는 곳에서 방향을 스스로 열어가는 능력—이 두 가지를 함께 갖출 때 비로소 학문의 선도가 가능합니다. 서울대학교는 탁월한 문제해결자로서의 기반 위에서, 스스로 질문을 제시하고 그 질문에 도전하는 대학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는 그 전환을 위한 서울대학교의 응답입니다. 단기적 성과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지난한 과정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그 도전의 과정 자체를 소중한 학문적 자산으로 삼겠다는 선언입니다. 빗나간 탐색, 기각된 가설, 예상을 벗어난 실험 결과조차 공유해야 할 귀한 경험으로 기록하고, 후속 세대가 더 큰 질문을 품을 수 있는 토대를 쌓는 것—그것이 서울대학교가 그랜드퀘스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진정한 목표입니다.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는 네 가지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주어진 문제의 해결을 넘어, 서울대학교가 스스로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질문을 제시합니다.
대학의 이름으로 질문의 수준을 책임지며, 학문의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합니다.
특정 연구팀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대의 연구자 모두가 질문자로 참여합니다.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담대한 질문을 함께 던지고 공유하는 장, 아고라를 엽니다.
단정적인 실패 판정을 배제하고 장기적으로 지원합니다.
성과보다 축적을 장려하며, 경로 변경의 진화 과정을 허용합니다.
일회성 결과 발표가 아니라, 도전을 통해 질문이 진화하는 전 과정을 공유합니다.
시행착오의 경험을 자산화하여 후속 세대의 더 큰 질문을 키워내는 자양분으로 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