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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호] 완벽하지 않은 인공지능을 꿈꾸다_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김진우 님 인터뷰 작성일 26-09-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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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인공지능을 꿈꾸다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김진우 님 인터뷰

“무결한 논리를 넘어, 망각과 오류, 신념을 갖춘 개별적 인공지능이 가능한가”

2026년 9월 1일, 서울대학교 그랜드퀘스트 서포터즈는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김진우 님(의과대학 의과학과)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생명공학을 연구하고 계시는 김진우 님은, 무결한 논리를 넘어 망각, 오류, 신념을 갖춘 개별적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제시했습니다.

마치 사람처럼 오류도 내고 실수도 하고 말도 하면서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인공지능을 하나의 객체이자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다는 진우 님에게 질문의 계기와 개인적 경험, 그랜드퀘스트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서포터즈: 공모전에서 수상하신 질문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진우: 제 질문은 “무결한 논리를 넘어, 망각과 오류, 신념을 갖춘 개별적 인공지능이 가능한가”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사람이 사람을 만들 수 있느냐”에 가까운 질문이에요. 언어 생성 모델(LLM)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넣으면 대답은 조금씩 다르게 나오지만 요지는 거의 항상 비슷하게 나옵니다.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답변을 했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식으로 보상 작용을 통한 학습을 지속했기 때문인데, 사실 사람도 비슷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다 결정이 되어 있는 상태이고, 우리는 인과관계 안에 묶여 있으므로 우리가 하는 행동도 모두 과거에 결정된 일이라는 뜻입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예요.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변은 ‘완벽에 가까운 답변’에 불과합니다. 저는 좋은 대답과 완벽한 대답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실을 받아들일 때 그 사실을 자신에게 맞게 단편적으로 재구성해서 받아들이는 것, 저는 이게 “망각, 오류,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고, 근거가 없음에도 주장을 밀어붙이고, 스스로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요? 결정론적 우주에서 우리는 우리가 자유 의지를 지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다는 걸 증명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닌 다른 객체에게 인간성을 학습시키고, 그 객체가 예측 불허하게 행동하도록 함으로써 자유 의지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포터즈: 인공지능과 관련된 질문을 떠올리게 되신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었나요?

김진우: 저는 스스로를 학자라고 생각하고, 지식을 가지고 지식의 경계를 넓히는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없으면 연구를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다만 저는 스스로 더욱 깊은 사고를 하고, 가끔은 실수도 하고 오류도 내는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게 “세종대왕이 아이패드를 사용했냐”고 물어보면, “세종대왕은 아이패드를 이용했습니다”라는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용자를 만족시키려는 거죠.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는데, 조선 시대에 아이패드가 있었으면 그렇지 않았을까요”라고 답하는 인공지능은 없습니다. 그래서 만일 그런 인공지능이 있다면, 사용자와 인공지능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협동 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람이 인공지능에 계속 의존하다 보면, 정답과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러니 사고를 위탁하기보다는 공동으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면 되지 않을까요.

 

서포터즈: 상상하신 “자율적인 인공지능”, “실수하는 인공지능”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주세요.

김진우: 뉴턴의 고전 역학은 오랜 시간 진리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고전 역학에 반문을 제기하면서 만들어진 게 현대 물리학입니다. 만약 인공지능에게 “고전 물리학을 프로그래밍해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달라”고 명령했다면, 현대 물리학은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잘못된 것으로 보이는 데이터는 오류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무언가 정도로만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의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진리를 반문하는 것 자체가 오류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말하는 오류란 단순한 실수를 넘어 “하지 않을 무언가를 했다”는 말에 가깝습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지만, 하지 말라는 일을 하거나 보통의 경우에는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시도해 보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이 본인의 전공, 연구, 진로 또는 개인적 경험과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김진우: 전공이랑은 사실 관련이 없습니다. 저는 약사고, 대학원생이고,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학자라서요. 하지만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지식을 어떻게 쓸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이때 지식을 활용한다는 것은 그 지식으로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보다는 주어진 지식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내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저는 연구자로서 가설과 데이터를 가지고 새로운 영역의 지식을 생산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지성체로 만드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고, 인간이 지식을 통해 완벽한 대답을 내놓는 것인지, 아니면 완벽하지 않은 대답을 내놓아서 지식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서포터즈: 말씀해 주신 문제의식이 공모전 질문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김진우: 그랜드퀘스트의 본질이 무엇일지 고민을 했습니다. 남들이 다 생각해 봤지만 제기하지 않은 질문이거나,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남들이 다루지 않고 일종의 성역으로 여기던 질문이 그랜드퀘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랜드퀘스트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답이 없을지도 모르는 것에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는 일도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편 단 하나의 질문으로 고민과 생각을 압축해서 전달하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또, 제가 자꾸 정답을 함께 제시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점도 어려웠습니다. 정답을 정해 놓고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되는데 자꾸 정답을 정하게 되었어요. 질문 자체가 본질이 되어야지, 질문의 해답이 무엇일지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포터즈: 그랜드퀘스트를 찾고자 하는 다른 학생과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김진우: 관점을 조금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떤 질문이 참신할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무언가를 낯설게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정리해서 말하라고 하면 말이 잘 안 나오지만,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지 않고 뱉으라고 하면 오히려 잘 튀어나오는 법입니다. 비슷하게, 무언가를 하겠다고 특별히 결심했을 때나 대단한 것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을 때는 참신한 질문을 내기가 오히려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그랜드퀘스트를 접하게 되실 분들께서는, 세상을 낯설게 보고 있는 그대로 내뱉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