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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호] 충격의 순간, 스스로 단단해지는 배터리를 상상하다_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조민재 님 인터뷰 작성일 26-09-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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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순간, 스스로 단단해지는 배터리를 상상하다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조민재 님 인터뷰

“평소엔 흐르고 충격엔 스스로 굳는 배터리 전해질을 만들 수 있는가?”

2026년 9월 2일, 서울대학교 그랜드퀘스트 서포터즈는 2026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수상자 조민재 님(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조민재 님은 배터리 전해질을 액체와 고체 중 하나로만 바라보던 익숙한 구분에서 벗어나, 평소에는 잘 흐르다가 충격을 받는 순간 단단해지는 전해질을 상상했습니다.

이 질문의 출발점은 고등학생 때 접한 배터리 사고와 전고체 배터리였습니다. 현재는 딥러닝을 활용한 메디컬 AI 연구를 경험하고 있지만, 기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태도는 분야가 달라도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수상을 통해 오래 품어 온 아이디어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는 조민재 님에게 질문의 시작과 기술적 과제, 그리고 일상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서포터즈: 수상작의 질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세요.

조민재: 평소에는 이온이 잘 오갈 수 있도록 액체처럼 흐르고, 부딪히거나 찔리는 등 충격을 받을 때에는 고체처럼 단단해지는 배터리 전해질을 유체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액체와 고체 가운데 하나만 택하는 대신, 필요한 순간에 성질이 바뀌는 전해질을 상상한 것입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을 처음 떠올린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조민재: 고등학생 때 휴대전화 배터리 발화나 전기차 사고 소식을 접하고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가 전고체 배터리를 알게 됐습니다.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꾸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이온이 이동하는 성능 측면에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액체 전해질과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을 함께 가져올 방법은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를 이번 공모전에 질문으로 제출했습니다.

서포터즈: 아이디어를 실제 배터리에 구현한다면 가장 어려운 과학적·공학적 과제는 무엇일까요?

조민재: 무엇보다 그런 전해질 자체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생각한 물질은 전분과 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우블렉이었습니다. 우블렉은 힘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단단해지는 비뉴턴 유체이지만, 그 자체로 배터리 전해질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충격에 반응하는 물리적 성질과 배터리 내부에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성질을 함께 갖춘 전해질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물질 자체에 안전성을 담는다는 관점은 기존 배터리 안전 설계와 어떻게 다른가요?

조민재: 현재의 배터리는 보호 회로, 냉각, 차단 구조처럼 배터리 바깥이나 시스템 차원의 장치로 위험을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제안한 질문은 사고가 난 뒤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전해질 자체가 굳어 위험이 커질 수 있는 통로를 먼저 막을 수 없을지를 묻습니다. 기존 안전장치를 대체하기보다는 물질 자체의 반응을 첫 번째 안전선으로 더해, 여러 겹의 안전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기술이 현실화되었을 때 새롭게 생길 수 있는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조민재: 비뉴턴 유체는 충격을 받을 때에는 고체처럼 변하지만, 힘이 사라지면 다시 액체처럼 흐릅니다. 충격 순간에는 유출이나 손상을 막더라도, 이후 다시 액체 상태로 돌아왔을 때 안전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충격에 즉시 반응하는 것뿐 아니라 충격 뒤에도 안전한 상태가 이어지도록 만드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포터즈: 이 질문을 실제로 탐구하려면 어떤 학문 간 협력이 필요할까요?

조민재: 전해질의 재료를 설계하고 물성을 조절해야 하므로 재료공학과 화학생물공학 분야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실제 배터리의 구조와 작동 조건을 이해하는 배터리 분야 연구자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한 분야만으로 답을 내기보다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현실적인 탐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서포터즈: 배터리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현재의 전공·연구 경험도 이 질문과 연결되나요?

조민재: 현재는 전기∙정보공학부에서 공부하며 연구실 인턴으로 딥러닝을 활용한 메디컬 AI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주제만 보면 배터리와 거리가 있지만, 연구는 결국 기존 문제를 발견하고 왜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지 묻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때 여러 과목을 폭넓게 탐구했던 경험 가운데 하나가 배터리였고, 그때의 질문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서포터즈: 막연한 문제의식을 공모전의 질문으로 발전시킬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조민재: 처음에는 제가 떠올린 생각을 다른 사람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논문과 선행연구를 찾아보며 비슷한 시도가 있는지 확인했고, 다른 연구자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하면서 질문을 조금씩 다듬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거인의 어깨 위에 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서포터즈: 공모전 수상과 그랜드퀘스트 경험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조민재: 처음에는 수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품었던 질문이지만 대학에서는 배터리와 직접 관련된 연구를 하지 않아 접어 두고 있었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제 아이디어를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 기뻤습니다.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질문이 줄어들고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 쉬워진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연구자의 길을 걷고 싶지만, 어릴 때보다 호기심이 줄었다고 느낍니다. 이번 질문은 제가 궁금했던 지점에서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해 준 계기였습니다.

서포터즈: 다른 학생들이 자신만의 그랜드퀘스트를 찾으려면 어떤 시도를 해보면 좋을까요?

조민재: 수상을 목표로만 접근하면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주변의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왜 그럴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결과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일상에서 호기심을 쌓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좋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